한나라 김정숙의원 ‘유명 女性인사 영입경쟁’ 비판

  • 입력 2004년 1월 13일 18시 41분


“왕이 후궁을 간택하듯 이름난 여성을 영입해 광고한 뒤 후궁처럼 쓰고 버린다.”

한나라당 김정숙(金貞淑·사진) 의원은 1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여성계 인사 영입경쟁을 이처럼 비판했다. 각 당이 정치활동 역량에 앞서 총선용으로 TV 여성 앵커 등 ‘얼굴 마담’ 위주의 영입경쟁을 하고 있는 데 대한 지적이다.

김 의원은 또 “오세훈(吳世勳) 의원이 소장파 의원들을 액세서리에 비유했는데 여성들이야말로 붙였다 뗐다 하는 액세서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많은 여성들이 이런 현실에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간택’되기를 바라고 있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여성계 내부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특히 “한나라당이 양성평등선거구제를 제안했는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반대했다”며 “약자를 위한 제도는 위헌이 아니다”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측에 화살을 돌렸다.

양성평등선거구제란 특정 지역구에서 남성과 여성을 별개의 후보군으로 구성한 뒤 남성과 여성을 각 1명씩 선출하는 제도다.

한편 한나라당은 김 의원이 구사한 일부 용어가 여성계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우려,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김 의원의 발언은 열린우리당의 마구잡이식 여성 인사 영입을 비판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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