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코드 기자회견' 질문권 또 편파배정

  • 입력 2004년 1월 14일 16시 26분


14일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또다시 방송사 위주로 편파 운영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내외신 기자들로부터 13개의 질문을 받았는데, 사회를 본 이병완(李炳浣) 홍보수석비서관은 방송사 기자에게만 절반에 가까운 6개의 질문권을 줬다.

반면 중앙일간지와 경제지는 각 1명씩, 지방일간지는 2명의 기자를 지명해 질문권을 주는 편파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번 기자회견에 앞서 홍보수석실측은 1시간 20분 가량의 질문 답변 시간에 10개 정도의 질문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출입기자들에게 △중앙일간지 2명 △경제지 1명 △지방일간지 2명 △방송사 2명 △통신사 1명 △외신 2명으로 질문권을 안배하겠다고 알려왔다.

이에 따라 출입기자들은 각 매체별로 추첨을 통해 질문자를 뽑았고, 질문 답변 시간이 남을 경우에 대비해 예비 질문자까지 선정해 홍보수석실에 통보했다. 또한 홍보수석실측이 뒤늦게 이번 회견의 중계 주관사인 KBS에 별도로 질문권을 주겠다고 요청해와 이를 양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회견에서 이 수석비서관은 기자들과의 합의를 깨고 제멋대로 사회권을 행사했다.

중앙일간지의 경우 추첨에서 첫 번째 질문자로 선정된 한겨레신문 기자에게는 질문권이 주어졌으나, 두 번째 질문자로 정해져있던 조선일보 기자는 지명을 받지 못했다.

또 지방일간지의 두 번째 질문자로 정해져 있던 인천일보 기자는 이 수석비서관이 방송사에 계속 질문권을 주면서 자신을 지명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회견 도중에 회견장 앞 쪽에 서 있던 이 수석비서관에게 직접 가서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 수석비서관은 지난해 12월16일 회견에서도 6개의 질문 중 4개를 방송사 기자에게 배정해 빈축을 샀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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