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신년회견]총선겨냥 열린우리당에 애정표현

  • 입력 2004년 1월 14일 18시 48분


고건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료들과 청와대 참모들이 14일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답변하는 내용을 귀담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고건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료들과 청와대 참모들이 14일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답변하는 내용을 귀담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시종일관 여유를 보이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정치적인 언급에는 신중을 기하려고 애쓰는 모습도 비쳤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4월 총선에서의 ‘올인(All-In) 전략’에 대해 열린우리당측의 영입노력과 개별적인 출마 결심까지 막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고 총선 개입 모양새를 피하면서도 챙길 것은 챙기겠다는 게 노 대통령의 복안인 셈이다.

나아가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의사 표명과 함께 2002년 대선 상황을 상기하면서 ‘열린우리당=개혁세력’, ‘민주당=반개혁세력’으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4월 총선에서 지각변동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불안과 위험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와 질서를 향한 긍정적인 변동이 될 것이다”고 총선 전망도 밝게 내다봤다.

노 대통령의 자신감은 총선을 전후한 정치적 상황 변화에 대한 수(手)읽기가 이미 끝난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리고 최근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상승하면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간의 ‘양강(兩强) 구도’로 짜이는 듯한 상황도 작용한 듯하다.

노 대통령이 이날 “미국의 잭슨 대통령이 나와 비슷하게 학력이 아주 낮다”며 자신의 ‘고졸 학력’을 거론한 것도 여유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한편 이날 회견은 별도의 영어 통역 없이 외신기자들에게 동시통역기가 제공됐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노무현 대통령 신년 회견 요지
재신임 문제국민투표로 하기 어렵다. 총선연계와 검토한 바 없다. 재신임은 측근비리 검찰수사 종결 후에 결정한다.
열린우리당 입당정치노선에서 열린우리당과 같다. 내 허물이 명확해지고 당에 부담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설 때 입당하겠다.
각료 총선 차출총동원령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국회활동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만류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외교통상부 직원 조사대통령 정책방향을 바꾸고자 하는 의도로 사전 정보 유출이 있었다. 외교정책 수행에 지장 없도록 우선 인사조치 하겠다.
검찰 수사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입장을 성실하게 밝히겠다. 이기명 전 후원회장 소유의 용인 땅은 정치자금 불법자금과는 관계없다.
식사정치 논란보도될 우려가 있다고 사석에서 격려 얘기도 못하나. 그런 것을 수용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남북정상회담 가능성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았다. 김정일 위원장 답방은 핵문제가 가로놓여 있는 한 강력히 요청하기 어렵다.
독도 문제한국이 되도록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게 낫다. 한일간에 옥신각신 하는 것 자체가 별로 득 될게 없다.
친일행위 진상규명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할 역사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입법 취지에 공감하지만 조사대상과 방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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