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조순형 “더러운 입으로 개혁 얘기말라” 盧에 쓴소리

  • 입력 2004년 1월 15일 18시 53분


민주당 조순형 대표(왼쪽에서 세번째)는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4일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을 지칭하는 듯한 ‘반 개혁 세력’ 발언과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노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경제기자
민주당 조순형 대표(왼쪽에서 세번째)는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4일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을 지칭하는 듯한 ‘반 개혁 세력’ 발언과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노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경제기자
“더러운 입으로 개혁을 말해선 안 된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15일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을 ‘개혁 거부 세력’인 것처럼 발언한 것과 관련해 ‘사실 왜곡과 중대한 망언’이라고 규정하고 총력 투쟁을 선언했다.

조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 대통령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겠다고 말한 입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 죽이기’를 통한 총선 챙기기에 나섰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50년간 민주화와 개혁을 주도해온 유일 정치세력인 민주당 당원들이 당력을 모아 자신을 당선시켰는데도 이를 부인하는 것은 배신을 넘어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마시던 우물에 침을 뱉고 그 우물을 함께 마시던 사람들을 뒤에서 욕하는 대통령의 무절제하고 부적절한 언행이 혼란과 불안을 낳고 있다”며 “민주당 모욕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할 때까지 비장한 각오로 싸워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와 함께 “중국이 고구려사를 왜곡해 중국역사에 편입하려 하는데도 말 한마디 없고,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침묵을 지키는 대통령이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이냐”며 “노 대통령은 총선과 열린우리당 띄우기에만 눈이 멀게 아니라 대통령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청와대가 일부 선거사범을 사면복권해 열린우리당 총선에 내보낼 계획이라는 확실한 정보가 있다”며 “민주당은 국회의원이나 모든 선거직 후보자가 형의 집행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사면복권을 받을 수 없게 하는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100여명 盧사과요구 청와대앞 침묵시위▼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운데) 등 당직자 100여명이 15일 청와대 앞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박영대기자

조순형 민주당 대표는 이날 회견 직후 소속 의원과 당직자 100여명과 함께 청와대 앞길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전날 기자회견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하는 ‘침묵시위’를 1시간여 동안 벌였다.

이들은 ‘노 대통령의 입은 국민 불안의 씨앗’ ‘1억원 받는 데 계셨다고요, 부패한 개혁’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과 대치 도중 김경재(金景梓) 이낙연(李洛淵) 의원 등 2명이 대표로 청와대에 들어가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과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만나 항의의 뜻을 전했다. 문 실장과 유 수석은 “노 대통령이 ‘그런 뜻이 아니다’고 직접 해명했다”고 이들에게 전했다.

조 대표는 16일 중 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보내기로 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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