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와병說 진상…“심장-폐 안좋아 건강 급속악화” 분석

  • 입력 2004년 1월 18일 18시 41분


최근 들어 북한 김정일(金正日·62·사진) 국방위원장의 와병설이 심심찮게 불거져 나오고 있다.

주로 일본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그의 건강과 관련한 이런저런 얘기들이 떠돌고 있다. 그의 건강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은 김 위원장이 간장병으로 긴급 입원했으며 혈액에 산소가 부족해 입술, 손톱 등 보통 불그스름하게 보여야 하는 곳이 검푸르게 변하는 ‘치아노제(Zyanose)’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잡지는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金正男)이 최근 외국에서 급거 귀국해 경호총국장에 취임한 사실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8일에는 도쿄신문이 지난해 김 위원장이 만성장염으로 장기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는 2003년 2, 3월 미국의 이라크 공격 때 그가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것을 계기로 ‘김정일 건강 이상설’이 확산된 뒤 잠시 수그러들었다가 요즘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에서 유포되는 건강이상설의 요지는 김 위원장이 오래전부터 부정맥(不整脈)을 앓았고 그 여파로 심장과 폐가 좋지 않았는데 요즘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

미국의 이라크 공격 때도 폐 질환으로 인한 수술설이 나돌았다. 또 일본 주간지가 언급한 치아노제 증세가 주로 심장 및 폐 질환이 있을 때 나타난다는 점도 순환기질환설을 뒷받침한다.

1990년대 정보기관에 근무했던 A씨는 “당시 총련이 북한에 보낸 약품 및 의료기기 품목과 외국 정보기관의 정보를 참고해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에게 부정맥이 있다고 결론지었다”며 “부정맥은 한순간에 좋아지지 않으며 심장의 다른 질환과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자주 접촉해온 한 인사는 “북한 의료진과 고위 당 간부 등으로부터 나오는 얘기를 종합하면 김 위원장에게 심근(心筋)비대증이 생긴 것으로 추정되며 이 경우 5년 이상 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밤낮이 뒤바뀐 생활과 과음 때문에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국가 주요기관의 한 간부도 김 위원장의 불규칙한 생활이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데 동의하며 “중국에서 ‘김 위원장이 몇년 못살 것 같다’는 대외비 보고서를 본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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