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일본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그의 건강과 관련한 이런저런 얘기들이 떠돌고 있다. 그의 건강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은 김 위원장이 간장병으로 긴급 입원했으며 혈액에 산소가 부족해 입술, 손톱 등 보통 불그스름하게 보여야 하는 곳이 검푸르게 변하는 ‘치아노제(Zyanose)’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잡지는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金正男)이 최근 외국에서 급거 귀국해 경호총국장에 취임한 사실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8일에는 도쿄신문이 지난해 김 위원장이 만성장염으로 장기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는 2003년 2, 3월 미국의 이라크 공격 때 그가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것을 계기로 ‘김정일 건강 이상설’이 확산된 뒤 잠시 수그러들었다가 요즘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에서 유포되는 건강이상설의 요지는 김 위원장이 오래전부터 부정맥(不整脈)을 앓았고 그 여파로 심장과 폐가 좋지 않았는데 요즘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
미국의 이라크 공격 때도 폐 질환으로 인한 수술설이 나돌았다. 또 일본 주간지가 언급한 치아노제 증세가 주로 심장 및 폐 질환이 있을 때 나타난다는 점도 순환기질환설을 뒷받침한다.
1990년대 정보기관에 근무했던 A씨는 “당시 총련이 북한에 보낸 약품 및 의료기기 품목과 외국 정보기관의 정보를 참고해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에게 부정맥이 있다고 결론지었다”며 “부정맥은 한순간에 좋아지지 않으며 심장의 다른 질환과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자주 접촉해온 한 인사는 “북한 의료진과 고위 당 간부 등으로부터 나오는 얘기를 종합하면 김 위원장에게 심근(心筋)비대증이 생긴 것으로 추정되며 이 경우 5년 이상 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밤낮이 뒤바뀐 생활과 과음 때문에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국가 주요기관의 한 간부도 김 위원장의 불규칙한 생활이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데 동의하며 “중국에서 ‘김 위원장이 몇년 못살 것 같다’는 대외비 보고서를 본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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