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기지 한강이남 이전]용산기지, 센트럴 파크 만든다

  • 입력 2004년 1월 18일 18시 50분


서울 용산 미군기지 터를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영국 런던의 하이드파크처럼 녹지가 있는 대규모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방안이 본격 추진된다.

서울시는 18일 이 같은 방안의 하나로 용산 미군기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이날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 군대가 주둔한 이래) 120여년 만에 되돌아온 용산 미군기지는 7000만 민족의 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면서 “이곳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지역은 용산 미군기지 전체 83만여평(부속시설 포함) 가운데 메인 포스트 지역인 81만여평.

서울시는 그동안 용산 기지를 정부가 비용을 들여 공원으로 조성해 주거나 시가 무상으로 양도받아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서울시가 직접 81만평을 매입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

국립공원 지정 건의도 이 같은 방안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정부가 국립공원 지정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이곳은 녹지 공원이 돼야 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생각이다. 북한산∼남산∼용산 미군기지∼관악산으로 이어지는 남북 녹지축을 확보할 수 있어 서울의 생태계 보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이를 위해 시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이 완료되기 전에 이곳을 도시계획상 군사시설에서 공원시설로 용도를 변경할 방침이다. 공원시설로 미리 지정해야만 난개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또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올해 말까지 시민공원 조성 기본계획안을 마련해 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용산기지에 시민공원을 조성하려는 서울시의 계획이 실현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과 진통이 예상된다. 국방부가 용산 기지를 매각해 이전비용을 마련하려고 하기 때문.

한편 시는 용산기지 메인 포스트 서쪽의 캠프 킴 터(약 1만5000평)는 내년까지 사들여 용산구 행정타운으로 만들 방침이다. 또 메인 포스트 오른쪽의 미8군 및 군속전용 아리랑택시 터(약 3300평)는 용산구가 복합관광시설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캠프 킴 부지의 경우 서울시가 현재 자연녹지지역 상태의 토지가로 매입하려고 하는 반면 국방부는 용도를 변경해 가격이 오른 뒤 매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 또한 난항이 예상된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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