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이날 상하 양원 합동회의 국정연설에서 “우리는 해당 지역 국가들과 함께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리비아와의 9개월에 걸친 진지한 협상에는 성공했지만 이라크와의 12년 외교는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다른 위협에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북핵 문제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외교가 효과적이려면 말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제 누구도 미국의 말을 의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지도력과 결의 때문에 세계는 더 나은 쪽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리비아가 자발적으로 핵무기용 농축우라늄 프로젝트를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폐기하기로 약속한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대테러전과 관련해 “우리는 테러범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그들을 지지하거나 화생방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정권들과 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이 올해 연설에서 북한 등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기본적인 인식에 변화가 없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2002년 국정연설에서 북한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Axis of evil)’이라고 규정했으며 지난해 국정연설에서는 북한 등을 ‘무법정권(Outlaw Regime)’이라면서 “미국과 세계는 협박당하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올해 리비아를 성공적인 해결 사례로 제시함으로써 북핵 문제에 대해 6자회담을 통한 외교적 해결을 계속 추구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목표로 전력을 다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북핵 문제가 더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한편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24일 “테러 척결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여의치 않으면 미국과 국제사회는 무력을 사용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제3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체니 부통령은 “직접적인 위협에는 단호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체니 부통령은 “상식을 가진 문화국민들은 테러 척결과 WMD 확산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이들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모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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