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4일 “노 대통령이 설 연휴기간 중 내각과 청와대 개편인사에 대해 윤곽을 그린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차관 인사 잇따를 듯=지난해 말 내각개편에 따른 후속 조치인 차관급 인사는 이달 말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 하지만 총선 출마자로 거론되는 차관들은 다음달 초에 예정된 장관급 인사와 묶어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
먼저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분구 지역으로 신설되는 수원 영통에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림(金光琳) 재경부 차관도 경북 안동 출마를 강력히 권유받고 있어 재경부 장차관의 동시 출마 가능성이 유력하다. TK(대구 경북) 지역 공략 카드로 권기홍(權奇洪) 노동부 장관은 대구나 경북 경산-청도에서, 이영탁(李永鐸) 국무조정실장은 경북 영주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
‘여성 카드’로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과 한명숙(韓明淑) 환경부 장관도 서울 출마를 권유받고 있으며 강 장관의 경우 비례대표 영입 가능성도 있다. 지은희(池銀姬) 여성부 장관과 김화중(金花中) 보건복지부 장관도 막판 영입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차관급 중 부산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조영동(趙永東) 국정홍보처장의 경우 PK(부산 경남) 공략을 위해 부산진갑 출마가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재일(卞在一·충북 청주 또는 청원) 정보통신부 차관과 권오갑(權五甲·경기 고양 덕양) 과기부 차관, 이용섭(李庸燮·전남 영광-함평) 국세청장, 김세호(金世浩·경북 상주) 철도청장 등도 열린우리당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도 불가피=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과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출마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 개편 폭도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정만호(鄭萬昊) 의전비서관은 강원 철원-화천-양구에서 출마를 확정한 상태. 박주현(朴珠賢) 참여혁신수석비서관도 고향인 전북 전주 또는 서울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고,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도 막판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이 대거 사표를 낼 경우 잦은 인사개편으로 인한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선 총선 출마를 위한 개각은 없다”고 말했으나 총선 ‘올인’을 도모하고 있는 우리당과의 최종 조율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장차관과 청와대 참모 | |||
구분 | 이름 | 현직 | 출마 거론지 |
장관 | 김진표 한명숙 권기홍 강금실 이영탁 김화중 | 부총리겸 재경부장관 환경부 장관 노동부 장관 법무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보건복지부 장관 | 경기 수원 영통 서울 종로 또는 양천 대구 또는 경북 경산-청도 서울 경북 영주(확정) 미정 |
차관 | 변재일 김광림 권오갑 조영동 이용섭 김세호 | 정보통신부 차관 재정경제부 차관 과학기술부 차관 국정홍보처장 국세청장 철도청장 | 충북 청주 또는 청원 경북 안동 경기 고양 덕양 부산진갑(확정) 전남 영광-함평 경북 상주 |
청와대 참모 | 문희상 유인태 정찬용 문재인 박주현 정만호 | 비서실장 정무수석비서관 인사수석비서관 민정수석비서관 참여혁신수석비서관 의전비서관 | 의정부 충북 제천-단양 광주 부산 전북 전주 또는 서울 강원 철원-화천-양구(확정) |
▼후임 비서실장은 누구▼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곧 사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기 비서실장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후임자로 우선 4명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 이런 저런 이유로 난점이 있어 청와대측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먼저 노무현 대통령의 2002년 대선 자문교수단을 이끌었던 김병준(金秉準)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이 유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과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함께 꾸려오는 등 ‘노심(盧心)’을 잘 읽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총선 이후 본격 추진해야 할 정부혁신 과업을 제쳐두고 비서실장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총선에 나가지 않을 경우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핵심 ‘부산참모’로서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데다 이미 퇴진한 386 참모들의 빈 공간을 메울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검찰개혁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고 부산 출신 대통령에 부산 출신 비서실장이라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DJ 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장과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이헌재(李憲宰)씨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금융 구조조정에 대한 엇갈린 평가와 함께 ‘이헌재 펀드’라는 사모(私募)펀드를 모집 중이어서 발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도 있다.
또 일부에서 박봉흠(朴奉欽) 정책실장 카드도 거론되고 있지만 그 실현 가능성은 낮다. 정책실장으로 발탁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를 다시 비서실장으로 임명할 경우 인재풀 협소 논란에 부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열린우리당 출신 의원을 발탁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총선에 나갈 예정이어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경제계 인사 등 전혀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것이라는 얘기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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