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동안 총선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던 권오갑(權五甲) 전 과학기술부 차관 변재일(卞在一) 전 정보통신부 차관과 김정호(金正鎬) 전 농림부 차관, 채일병(蔡日炳) 전 부패방지위원회 사무처장까지 ‘깜짝 카드’로 교체된 것은 청와대가 이번 총선에 대해 갖고 있는 ‘올인’ 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구 출신인 김 전 차관은 열린우리당의 이강철(李康哲) 영입추진단장이 오랫동안 공을 들인 인물. 본인의 최종 확답은 받지 못했지만 청와대측은 일단 출마를 전제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져 ‘밀어내기’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 연장선에서 본인이 한사코 고사하고 있는 김광림(金光琳) 재정경제부 차관도 조만간 거취가 결정될 전망. 조영동(趙永東) 국정홍보처장은 아예 부산 부산진갑 출마가 확정됐다는 게 여권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찬용(鄭燦龍)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이날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도 “그동안 상당히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하지만 워낙 사방에서 ‘갈아야 한다’고 하니까 본인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수석비서관은 교체시기에 대해 “내달 9일 임시국회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통과와 관련해 역할을 한 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관의 경우는 일괄 교체보다는 한 명씩 ‘찔끔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권기홍(權奇洪) 노동부 장관(대구 또는 경북 경산-청도)과 이영탁(李永鐸) 국무조정실장(경북 영주)은 교체가 확실시되는 경우. ‘여성 카드’인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과 한명숙(韓明淑) 환경부 장관도 열린우리당에서 공을 들이고 있어 징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관측이다. 강 장관과 한 장관에 이어 김화중(金花中) 보건복지부 장관과 지은희(池銀姬) 여성부 장관도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에선 각각 부산과 광주를 공략할 카드로 꼽히는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정 수석비서관의 출마 여부가 관심사이나 두 사람은 아직까지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의지가 막판에 어떤 식으로든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무성하다.
한편 청와대의 잇따른 관료 징발에 대해 야권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국민참여0415’의 총선개입 논란과 함께 정국 쟁점으로 불거질 전망이다.
한나라당 박진(朴振) 대변인은 “장관 징발에 이어 차관까지 줄을 세운 것을 보니 청와대가 본격적인 ‘전시동원 체제’에 나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이번 인사는 공직사회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대변인도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할 유능한 인재를 총선에 동원하는 것은 국가적인 불행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정에 전념해야 할 내각이 대통령의 강권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선출마 예상정부 고위인사 | |
출마 예상 인사 | 출마 예상 지역구 |
김진표 경제부총리 권기홍 노동부 장관 한명숙 환경부 장관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 경기 수원 권선 경북 경산-청도 서울 양천 대전 또는 충남 논산 경북 영주 |
권오갑 전 과학기술부 차관 김정호 전 농림부 차관 변재일 전 정보통신부 차관 채일병 전 부패방지위 사무처장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 조영동 국정홍보처장 | 경기 고양 덕양 대구 충북 청주 또는 청원 전남 해남-진도 경북 안동 부산 부산진갑 |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 유인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정만호 대통령의전비서관 | 경기 의정부 충북 제천-단양 강원 철원-화천-양구 |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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