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李富榮) 상임중앙위원=추기경님, 좋은 말씀 한 마디 해주십시오.
▽김 추기경=솔직히 걱정이 됩니다. 우리나라가 어디로 갈 것인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걱정이 됩니다.
▽정 의장=모든 국민이 다 걱정하고, 나라가 잘 되길 바랍니다.
▽김 추기경=신문마다 관권선거 얘기가 나옵니다. 여러분은 ‘안 한다’고 하겠지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우리당이 관권선거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오늘도 대전에서 행정수도 이전 행사를 하죠. 왜 수도를 옮겨야 하는지에 대한 객관적 이유를 아무도 국민에게 납득시키지 않고 있습니까.
▽신기남(辛基南) 상임중앙위원=30년 전부터 추진되던 것입니다.
▽김 추기경=한 리서치를 보니까,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나라로 미국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미국이 주적(主敵)이 됐습니다. 한 장군에게 들었는데 군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사병도 있다고 합니다. 반미친북 세력이 커져가는 게 사실입니다.
▽김영춘(金榮春) 의장비서실장=그 리서치 결과는 북핵 문제에 대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극우파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 추기경=부시 대통령에 대해선 나도 이의가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요즘 감정적 반미가 많아졌습니다. 반미친북으로 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신 상임위원=시대 상황에 따라 자주적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추기경=전체적 경향이 그런 식으로 이끌어지면 우리 미래는 어떻게 되나 걱정됩니다.
▽김 실장=제가 볼 때 우리당 지도부는 다 보수적입니다.
▽김 추기경=지금은 확실한 여당이 아니지만, 여당이 되면 보수화돼야 합니다. 모든 국민이 나서서 요구만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 상임위원=개혁과 안정이란 모순 되는 수레바퀴를 같이 굴려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김 추기경=이번 다보스 포럼 주제가 ‘인간 안보’였습니다. 불가침의 기본 인권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지켜준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합니다. 민족공조를 강조한 나머지 어떤 것(주의)도 좋다는 식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이 상임위원=대북 관계에서 북한 인권과 군비 축소 문제 논의를 병행해 나갈 겁니다.
▽김 추기경=그것 반드시 하십시오. 앰네스티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인권개선을 위한) e메일을 보낸다고 합니다. 열린우리당이 그런 용기가 있다면 100% 찍어주겠습니다(웃음).
▽정 의장=추기경께서 100% 찍어주신다는 데 못하겠습니까.
▽김 추기경=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이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는 길이라고 봅니다. 6·15 남북공동선언 내용 가지곤 너무 부족합니다. 북한에 아주 유리하고, 우리가 얻은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정 의장=우리도 얻은 게 많습니다.
▽김 추기경=잘 읽어보십시오. 뭘 얻은 게 있는지…. 북한이 중국 정도의 체제 변화는 돼야 하는데, 주민 상당수가 굶어죽어도 그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들 요구만 하고, 우린 그들 마음 상할까봐 따라 다닌 것입니다. 북한의 변화는 우리의 바람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그렇게 가고 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 | ![]() ![]()
|
| |
![]()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