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찬 펀드 파문]청와대 “모금 만류했는데…” 곤혹

  • 입력 2004년 1월 30일 18시 54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은 민경찬씨의 투자자금 모집행위를 포착해 불법 여부를 자체조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 사실이 언론에 먼저 보도되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정수석실 핵심 관계자는 “민씨가 자금 모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포착하고 펀딩 과정에 불법이나 편법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민정수석실은 언론 보도 직후인 29일에야 금융감독원에 민씨에 대한 조사를 공식으로 의뢰했다는 것. 여기에다 언론 보도 전까지는 자체조사만 했을 뿐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은 언론 보도를 접하고 난 뒤 뒤늦게 관련 보고를 받고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측은 또 민씨에게 모금활동 중단을 당부하기도 했으나 그의 반발로 제지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친인척도 경제활동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단지 자금을 모은다는 것만으로는 만류하기가 어렵다”면서도 “어쨌든 시빗거리가 될 수 있어 민씨에게 나름대로 자제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민정수석실 자체조사로는 전모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금감원 조사에서 불법혐의가 드러나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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