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경찬 펀드‘ 수사로 의혹 밝혀야

  • 입력 2004년 2월 1일 18시 50분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 민경찬씨가 불과 두 달 사이에 650억원을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도대체 누가 조그만 병원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해 경매에 넘긴 사람에게 이처럼 거액의 투자를 했으며 그 뒤에 ‘보이지 않는 손’의 비호는 없었을까. 이제 이러한 의혹을 적당히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

하지만 엊그제 민씨를 대면 조사해 청와대에 보고한 금융감독원은 “민씨의 진술을 들었을 뿐 사실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았다”며 구체적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문제가 터지기 전 사태를 파악해 민씨의 자중을 요청했다는 청와대 또한 금감원 보고와 별도 감찰결과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정부라면 이 같은 사안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사전에 걸러내 잡음이 일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 그러나 민정수석실은 최도술 양길승씨 등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해 부실조사와 ‘제 식구 감싸기’ 식의 온정적인 태도로 특검을 자초한 바 있다. 친인척 비리 단속에 대한 실기(失機) 또한 결국 대통령과 국정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수사당국은 금감원의 수사 의뢰 여부와 상관없이 즉각 수사에 나서 관련자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압수 수색 및 관련 계좌 추적으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민씨가 한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47명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고 하니 그렇게 어려운 수사도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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