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외시 20% 지방대출신 뽑는다

이르면 2007년부터 행정고시와 외무고시 합격자(5급)의 20%가 지방 출신(최종학력 기준)으로 채워지고, 지방에서 대학총장의 추천을 받은 사람이 6급 국가공무원으로 특별 채용되는 길이 열린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위원장 김병준·金秉準)는 5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장애인, 여성, 지방 출신 공직 임용 확대 방안에 관한 국정과제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지방 인재 채용목표제’와 ‘지역 인재 추천채용제’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또한 현재 정보통신부 9급 행정직에만 실시 중인 지역구분 모집제를 9급 행정직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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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본격적인 지방화 시대를 맞아 지방 출신자의 공직 임용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대학생 분포는 서울 대 지방이 27% 대 73%인데, 최근 3년간 5급 고시 합격자 비율은 서울 85.6%, 지방 14.4%”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서울 출신 응시생들의 반발을 고려해 지방 출신의 추가 합격비율이 5%포인트를 넘지 않게 했다. 예를 들어 지방 출신 합격자가 전체의 13%라면 18%까지만 합격시킨다는 것이다. 또 추가 합격자의 점수가 커트라인에서 마이너스 1점을 넘지 않게 하고, 시행 시기도 3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르면 내년부터 도입될 6급 특별채용제는 일단 정원을 30명 정도로 한다는 방침이다.

노 대통령은 회의에서 “지방 인재 채용목표제와 지역 인재 추천채용제를 병행 실시하고,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강력히 시행하라”며 “법정 의무비율을 준수하지 않을 때 예산상 불이익을 주거나 부처 평가에 반영하는 등의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지방 출신 우대 정책은 서울보다 낙후된 지방의 교육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역차별과 위헌 소지 등의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철저한 실적주의와 평등 원칙에 근거를 둔 국가공무원 임용 과정에서 같은 점수를 받고도 단지 서울 소재 대학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불합격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위헌소송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은 회의에서 “여성 인력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라”며 “현재 승진 소요연수에 전혀 포함되지 않고 있는 공직의 육아휴직 기간도 100% 인정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장애인을 집중 채용할 수 있는 직능 직군을 연구하고, 이들 분야는 장애인만 대상으로 특별 공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