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바드 대사는 이날 서울 미 농업무역관 사무실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핵동결'하겠다는 얘기를 듣기를 원하며 북한이 스스로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밝히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지난 5일 "북한의 핵동결이 핵폐기를 위한 단기적 과정이고 검증이 전제된다면 긍정적으로 상응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는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의 견해에 미국이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피해갔다.
그는 또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미국의 판단은 특정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 그 정보를 말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이미 북한이 시인했을 뿐더러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도 북한에 핵무기 제조기술을 유출했다는 자백이 바로 북한의 HEU 프로그램의 증거"라고 말했다.
허바드 대사는 특히 '파키스탄의 칸 박사 고백이 2차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6자회담 참여국들은 그 고백을 염두에 둘 것이며 그게 어떤 영향을 줄 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 대사관 이전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15년전 한국정부가 경기여고 터를 매입하라고 제안해 사들였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전을 추진해 왔다"면서 "따라서 한국 정부가 조속한 시일 내 국내 절차를 거쳐 건축허가를 내주든 지 아니면 서울 시내에 대체부지를 마련해주든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9월말로 예산 시일이 다가오고 있고 신축기금 확보를 위해서는 그 이전에 절차를 진행시켜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고 덧붙였다.
허바드 대사는 용산기지 이전으로 인한 안보공백 우려에 대해 "용산기지 이전은 군을 통합함으로써 전력을 증강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이로 인해 한국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의지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크린쿼터 철폐 요구와 관련해 그는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참여하고 국익에 도움을 주는 교역에 참여하려면 먼저 한국 내 국내시장을 개방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스크린쿼터 규정은 한국영화를 40% 의무상영토록 돼 있지만 최근 한국영화상영률이 50%를 넘어 이미 그 제한을 넘었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도 "미국 내에서 한국영화 상영을 늘리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지 논의 중"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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