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의 ‘오버’…부처간 협의도 없이 마구잡이식 발표

  • 입력 2004년 2월 6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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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가 일자리 창출을 명목으로 부처간 협의가 전혀 안 된 정책을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재경부는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주재로 경제장관간담회를 열고 교육 의료 등 21개 서비스산업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논의를 통해 정부는 고용 창출과 성장 등을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주요 서비스 분야별로 발전방안을 마련해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재경부가 서비스 분야별 추진 과제로 제시한 항목 가운데 교육부문은 △영리법인의 (교육기관) 설립 허용과 외자유치 △사립학교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교육인적자원부는 이 같은 방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고 합의된 바도 없다고 밝혔다.

교육인적자원부 서범석(徐凡錫) 차관은 간담회 직후 가진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영리법인이 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교육부가 줄곧 반대해 온 것으로 이에 대한 발전방안을 마련한다든지, 적극 추진키로 했다는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날 회의에서는 재경부가 제시한 서비스분야 추진 과제에 대해 각 부처의 장차관들이 의견을 제시할 시간조차 없었다”고 덧붙였다.

재경부가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제시한 ‘병원에 대한 자본참여 활성화’과제에 대해서도 복지부는 유보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복지부 당국자는 “재경부가 영리법인도 병원을 설립할 수 있게 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이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지만 실시 시기가 2005년이 될지 2010년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 당국자는 “이날 회의에서는 재경부가 부처별로 지원 가능한 서비스 분야를 선정해 추진 일정과 방법 등을 제시토록 했다”며 “당장 실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 실무부서에서는 이 같은 방안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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