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 직후 민주당 의원들을 공신과 역적으로 분류한 ‘살생부’를 인터넷에 올려 파문을 일으켰던 왕현웅씨(ID ‘피투성이’·사진)가 최근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정면 비판하는 글을 게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왕씨는 지난달 25일 ‘희망이 무너지는 느낌이다’라는 글에서 “노 캠프가 재벌에게서 적다고만 할 수 없는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충격으로 나는 정신적 공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던 노 후보의 사자후는 아직 유효한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한쪽에서는 떡밥을 마구 뿌려 고기가 그쪽으로 엄청나게 몰려드는 게 뻔히 보이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느냐’는 대통령의 말씀은 궤변”이라며 “4월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이 떡밥을 뿌린다면 열린우리당 또한 불법을 자행하겠다는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왕씨는 이어 “(승리를 위해) 변칙을 동원했다면 한나라당과는 어떤 차별성이 있단 말인가”라고 자문한 뒤 “국민에게 엄청난 허탈감을 안긴 노 대통령은 우선 반성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요즘 품고 있는 의문 중 하나는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달라지느냐는 것”이라며 “민생 탐방도 좋지만 열린우리당은 도덕적 재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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