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한나라당은 “돈을 YS에게서 직접 받았다”는 강삼재 의원의 법정 진술을 ‘국고유용당’, ‘차떼기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켜 줄 호재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YS의 반발로 영남권 총선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YS의 책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고 있다.
▽YS의 침묵=8일 오전 10시경 서울 동작구 상도동 실내배드민턴장에서 열린 국민생활체육 동작구 배드민턴연합회 수도클럽 회장 이취임식에 참석한 YS는 밝은 표정이었다. 행사장에 도착해 주민들에게 먼저 쾌활한 목소리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관련기사▼ |
YS는 이어 기자에게 “요즘 방송에서 내가 두문불출하고 있다고 떠들던데, 나는 매일 이곳에 나와서 운동을 하고 있다. 제대로들 알고나 보도를 하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행사 후 기자가 “강 의원에게 940억원을 직접 준 게 사실이냐”고 묻자 무엇인가 말을 할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한동안 망설이다가 손을 내저은 뒤 승용차에 올랐다.
YS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도 이날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의 영결식장에서 “(안풍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지금은 일절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에 앞서 7일 오후 서울 상도동 YS의 자택에서 YS를 만나 안풍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따라 YS가 박 의원을 포함해 측근들에게 이 사건과 관련해 함구 지시를 내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YS가 법원이나 검찰 소환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 부분도 이야기를 안 하겠다. 그러나 언젠가는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얘기할 때가 있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한나라당의 기대와 우려=한나라당은 ‘안풍 자금의 출처가 YS’라는 강 의원의 법정 진술로 정부가 2001년 1월 한나라당과 강 의원을 상대로 낸 940억원의 국고환수소송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부산 경남지역의 향배에 미칠 YS의 영향력을 감안해 YS와 직접 관련된 발언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당내에서 YS의 총선 영향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한 영남권 중진의원은 “YS는 일단 흘러간 사람 아니냐”고 폄훼했지만 민주계 출신의 한 초선 의원은 “YS가 당장 총선에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를 내칠 경우 영남권에서의 상당한 전력 약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전망했다.
전영한기자 scoopjyh@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