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임기완/수도이전 통일 뒤도 내다봐야

  • 입력 2004년 2월 8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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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지방화와 균형발전시대 선포식’에서 “구세력의 뿌리를 떠나 새 세력이 국가를 지배하기 위해, 터를 잡기 위해 천도가 필요하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수도 이전 문제는 통일에 대비해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통일 한국의 수도는 한반도의 중심축에 건설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왜 갑자기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선거공약이 ‘천도(遷都)’로까지 비약되는지 알 수 없다.

당선된 대통령의 선거공약이었다고 해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그것은 수많은 선거공약 중의 하나일 뿐이다. 대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에는 후보자의 비전과 경륜, 그리고 지연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다. 더구나 우리는 남북이 분단된 상태다. 이런 시점에서 국가 백년대계의 막중지사를 왜 섣불리 시행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꼭 천도가 필요하다면 서울이 왜 수도로서 부적합한지, 새 후보지가 통일시대 국가 발전의 중심지가 될 수 있는지 등의 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는 게 우선이다. 단순히 서울이 비대해서, 지방분권화를 위해서, 또는 새 세력이 국가를 지배하기 위해서 새 터를 마련한다는 식의 구시대적인 발상은 버려야 한다.

몇 백 년을 이어갈 수도를 순간적인 이해득실로 결정했다가 그 역사적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려는가. 충청권 행정수도가 과연 통일 후 행정수도 위치로 적합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국가 균형발전은 분권화에서 해법을 찾을 일이다.

역사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한국의 수도로 각인된 서울을 정치적인 잣대로 흔들어서는 안 된다. 수도 이전정책이 특정지역간의 흥정대상이어서도 안 된다. 행정수도 이전은 그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해야 한다.

임기완 서울토박이중앙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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