徐전대표 “당내문제 역할 분명히 할것”

  • 입력 2004년 2월 10일 01시 14분


“그늘진 곳을 살펴보고 더 겸허한 마음을 갖게 한 2주간의 구금생활이었다.”

한나라당 서청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8시5분경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2시간 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에 도착해 이 같은 심경을 피력했다. 석방된 직후 최병렬 대표의 휴대전화를 받은 서 전 대표는 “도와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서 전 대표는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40년 전 서대문형무소에 4개월간 수감됐던 사실부터 떠올렸다. 그는 “예전보다 교도행정은 질서가 확립됐지만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면 인신구속 없이 자유롭게 재판을 받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전 대표는 이어 “석방 요구 결의안의 취지가 회기 중 국회의원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국회 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이것이 얼마 남지 않은 16대 국회 회기 동안 내가 할 도리”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와의 껄끄러운 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서 전 대표는 “최 대표가 면회까지 오고 나를 위해 고민도 했다”며 비켜갔다.

그러면서도 그는 “200여명의 의원 중 158명이 나의 석방에 동의해 준 것은 남은 기간 의정활동과 당내 문제에 역할을 하라는 뜻으로, 그렇게 할 것이다”고 말해 앞으로 당내 문제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 전 대표는 자택에 몰려든 70여명의 지지자에게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대통령이) 됐더라면 이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라며 “보복이 없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 전 대표는 이날 자택에서 20분 정도 머무른 뒤 곧바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앞둔 국회로 향했다. 그러나 그가 국회에 도착했을 때 비준안 표결 방식을 놓고 진통을 겪던 본회의장은 이미 파장 분위기였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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