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는 최근 농축 우라늄 핵 기술을 북한에 이전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거래는 없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마수드 칸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9일 파키스탄 군수송기가 2002년 북한을 다녀온 것과 관련,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 구입을 위한 것이었다"며 "당시 (정부차원의) 어떤 핵 기술 유출도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10일 파키스탄의 핵 기술이 북한에 이전됐을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근거도 없는 누추한 허위선전"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최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1996년 전병호(全秉浩) 군수공업담당서기를 파키스탄으로 보내 협정을 맺은 뒤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전 서기가 국제담당서기였던 자신에게 한 달 가량 파키스탄 출장을 다녀온 뒤 "앞으로 플루토늄은 필요 없다. 우라늄 235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보전문가들은 핵 기술 거래 자체를 비밀에 붙여야 하기 때문에 기술이전 등을 공식화하거나 정부간 협정으로 맺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에이삽 존 미국 정책연구소 수석선임연구위원은 칸 박사의 고백으로 북한이 부인하고 있는 농축 우라늄 핵개발 계획이 이달 열릴 2차 6자회담의 주요 현안이 돼 북한과 미국의 협상이 어려워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의 플루토늄 핵 계획과 함께 농축 우라늄 핵 계획 존재 여부에 대해 북한을 추궁해 왔던 미국은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됐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계속 부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