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파키스탄 ‘核 오리발’?…“공식거래 없었다”부인

  • 입력 2004년 2월 10일 18시 47분


북한과 파키스탄의 핵 기술 및 미사일 거래의 진상을 놓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파키스탄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는 최근 농축 우라늄 핵 기술을 북한에 이전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거래는 없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마수드 칸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9일 파키스탄 군 수송기가 2002년 북한을 다녀온 데 대해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 구입을 위해서였다”며 “(정부 차원의) 어떤 핵 기술 유출도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10일 파키스탄의 핵 기술이 북한에 이전됐을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근거도 없는 누추한 허위선전”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최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96년 전병호 군수공업담당서기를 파키스탄으로 보내 협정을 맺은 뒤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 무기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황씨에 따르면 당시 전 서기가 한 달가량 파키스탄 출장을 다녀온 뒤 국제담당서기였던 자신에게 “앞으로 플루토늄은 필요 없다. 우라늄235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보전문가들은 핵 기술 거래 자체를 비밀에 부쳐야 하기 때문에 기술이전 등을 공식화하거나 정부간 협정으로 맺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 장관급 인사가 갔던 만큼 정부간 ‘물밑 협정’을 맺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는다.

한편 에이삽 존 미국 정책연구소 수석선임연구위원은 칸 박사의 고백으로 북한의 농축 우라늄 핵개발 계획이 2차 6자회담의 주요 현안으로 등장해 협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농축 우라늄 핵 계획 자체를 계속 부인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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