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노’가 아니라 도저히 안 되겠다는 뜻의 ‘노(NO)’이다.”(손영래·孫永來 전 국세청장)
10일 국세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불법 대선자금 청문회는 썬앤문그룹 문병욱(文丙旭·구속) 회장의 노 대통령을 통한 감세 청탁 의혹과 노 대통령에게 전달한 불법 대선자금의 규모를 둘러싸고 의원들과 증인들간의 공방이 벌어졌다.
감세 청탁에 응한 의혹을 받고 있는 손 전 청장과 함께 이용섭(李庸燮) 현 국세청장은 감세 청탁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지만 김성래(金成來·여·구속)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은 감세 청탁이 실재했음을 주장해 줄곧 평행선을 달렸다.
특히 김 전 부회장은 “노무현 후보가 손 전 청장에게 두 번 전화했다고 들었다” “노 후보가 1억원을 받을 때 노타이 차림으로 ‘고맙다’고 말한 뒤 왼손으로 받았다”는 등 구체적인 정황을 댔다.
감세 청탁 과정을 묻는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 의원 등의 질문에 김 전 부회장은 “박모 세무사의 제안에 문 회장이 서울의 빅토리아 호텔로 안희정(安熙正) 전 노 후보 정무팀장을 불러 감세 청탁 가능성을 타진한 뒤 안 전 팀장은 (노 후보가 선거운동 중이던) 부산으로 내려갔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과 문 회장과의 관계를 묻는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의 질문에는 “어려울 때 돕는 가족 같은 사이이며 지난해 1월 4일 노 대통령의 서울 명륜동 자택에서 고교 동창인 모 은행 지점장과 함께 식사를 했다고 들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 전 부회장은 “김해관광호텔에서 문 회장이 현금 세 뭉치를 노 후보에게 전달했는데 한 뭉치는 신상우(辛相佑)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게 전달됐고, 두 뭉치는 노 후보가 직접 받아 옆에 있던 여택수(呂澤壽) 수행비서에게 전했는데 두 뭉치는 모두 1억원으로 보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크기의 세 뭉치 중 신 부의장에게 전달된 한 뭉치의 액수가 1000만원과 5000만원 사이에서 엇갈리는 등 일부 진술의 일관성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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