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송두율 동향보고’ 위조여부 감정키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대경·李大敬 부장판사)는 10일 재독학자 송두율(宋斗律·60)씨의 친북활동 내용이 담긴 국가정보원의 ‘대북보고문’ 파일의 위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정기관에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파일은 독인 베를린 주재 북한 이익대표부 공작원으로 활동하다 미국으로 망명한 김경필씨가 송씨의 동향을 파악해 북에 보고한 것으로 독일에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활동을 하다 1998년 10월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 자수하고 귀국한 최모씨가 김씨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파일에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송씨가 김일성 주석 부자의 생일 등에 맞춰 모두 8차례의 축하편지를 보냈다는 내용과 송씨가 ‘김철수’라는 가명으로 활동한 사실 등이 포함돼 있다.

최씨는 “김씨의 컴퓨터와 자신의 것을 바꿔 사용하다 이 파일을 입수했으며 디스켓 두장에 파일을 복사해 국정원에 제출했다”고 법정 진술했고 “이 파일을 통해 송씨가 거물급 친북 인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송씨 변호인은 최씨가 파일의 복사날짜 등을 위조했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재판부가 위조 여부를 감정키로 한 것.

한편 이날 열린 송씨에 대한 속행공판에서는 홍진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편집위원 등이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송씨 집필활동의 친북 성향 여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간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