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생체실험’ 뒷받침 비밀문건 공개

  • 입력 2004년 2월 12일 15시 57분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을 화학무기 생체실험 대상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뒷받침해 주는 북한 내부문건이 12일 공개됐다.

'피랍·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탈북자 인권연대)'는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정치사상범들을 화학무기 실험장으로 신병을 넘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는 이른바 '이관서' 원본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이관서'에는 "상기의 자를 2.8 비날론 련합기업소 일용2호에서 필요한 화학무기 액체가스 생체실험에 필요한 대상으로 상대기관인 2.8 비날론 련합기업소 보위부에 이관함"이라고 적혀있어 북한이 정치사상범을 생체실험 대상으로 삼았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또 이관서 위쪽에는 '절대비밀'이라는 표시가 있으며, 실험대상자의 인적사항과 함께 아래쪽에는 '주체91(2002)년 2월 13일'이라는 날짜와 작성자의 서명이 각각 표시돼 있으며 보위부의 붉은색 직인이 찍혀 있다.

탈북자 인권연대는 "2001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강모씨가 지난해 8월경 북한의 화학공장 기술자로 일하고 있던 아버지를 중국에서 만나 건네받은 것"이라며 문건 입수경위를 설명한 뒤 "강씨의 아버지는 가족 2명과 함께 탈북했으나 1월 초 중국 공안에 체포됐으며 북송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 문건에 찍힌 직인과 관련해 발급기관의 명칭이 북한 정보기관의 공식명칭인 '국가안전보위부'가 아닌 '국가보위부'로 표기된 점 등을 들어 우리 정보기관 일각에선 문건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됐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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