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北, 리비아式 핵폐기 선례 따르라”

  • 입력 2004년 2월 12일 18시 54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방지에 관한 국방대학 연설에서 북한을 모두 네 차례 언급했다.

이는 북한이 WMD 확산과 얼마나 깊이 관련돼 있고 미국의 우려가 어느 정도인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우선 북한을 이란과 함께 WMD 개발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지목하고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고 지금은 더 만들겠다고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목표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폐기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면서 “모든 외교적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6자회담에 대한 기대 표시였다.

그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WMD 프로그램을 해체하고 모든 위험물질을 폐기하기로 한 것은 옳은 결정이며 그 약속이 이행되면 세계는 더욱 안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한 뒤 “다른 체제들도 카디피의 사례를 따를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도 리비아의 방식을 따르라는 얘기다.

부시 대통령은 리비아를 ‘외교 노력이 성공한 사례’로, 이라크를 ‘외교적 노력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로 거론하며 주의를 환기시켜 왔다.

마지막으로 부시 대통령은 파키스탄의 핵기술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를 중심으로 한 ‘핵 암시장 네트워크’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북한과 이란 같은 나라들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허점을 이용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칸 박사와 공범들이 이란 리비아 북한 등에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구형 원심분리기 설계와 신형 모델을 제공했다면서 “어떤 경우에는 원심분리기 완제품도 공급했다”고 말했으나 해당 국가가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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