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총선 출마를 위해 13일 사퇴한 유인태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후임자를 찾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청와대는 그동안 열린우리당 쪽에도 인사추천을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김원기 대통령정치특보로부터 “아무리 찾아봐도 사람이 없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일각에서는 학자 출신을 임시로 기용한 뒤 총선 뒤 정치권 인사로 교체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또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이병완(李炳浣) 홍보수석이 겸임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이 방안은 모양이 좋지 않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이런 사정 때문에 청와대는 총선 때까지 정무수석을 공석으로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선거에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는 중립 의지도 보여줄 수 있고 당장은 적임자가 없지만 총선 후에는 낙선자 ‘인재풀’에서 재선급의 중량감 있는 인사를 고를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편 이날 사퇴한 문희상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그동안 신명을 다해 전력투구해 에너지가 소진됐고 아이디어도 없어 비서실장을 더 이상 하려야 할 수가 없었다”면서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는 순간 나도 사표를 냈고,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시방석이었고 죽은 목숨이었다”고 회고했다.
유 전 수석은 “아슬아슬하게 여기까지 왔다. 도중에 쫓겨날 위기가 많았다”며 “‘백수’가 ‘엽기’가 돼 나간다. 내키지 않지만 ‘뻘밭’(총선장)으로 나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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