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특검보는 “대선을 전후한 2002년 12월부터 3개월 동안 농협중앙회 원효로 지점에서 썬앤문에 37차례 해 준 115억여원 대출은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농협 대출 담당 직원은 특검에서 ‘업무착오’였다고 진술했다지만 투명하지 못한 대출이라는 의혹이 짙다. 특검팀은 하루 속히 내홍을 수습해 이광재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이 연루됐다고 의심받는 불법 대출 의혹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이 특검보가 수사의욕 과잉으로 농협 직원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수사관에게 피의자의 뺨을 때려서라도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한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파견검사가 한시 조직인 특검보다 검찰에 더 귀속감을 가진 데서 갈등이 비롯된 측면이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특히 파견검사가 수사상황을 대검에 보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검팀은 대검 중앙수사부의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를 검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특검보는 “파견검사가 대검에 서면보고했다”고 주장했지만 대검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 특검보가 증거를 함께 제시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국회에서 재의결되는 파란을 겪으며 발족한 특검이 내부 분란으로 성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국민의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김진흥 특검팀이 국민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수사 방해’ 의혹의 진상부터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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