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고, 영남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1975년부터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에 근무하다가 98년 해직된 경력을 갖고 있다.
이씨는 80년대 중반 국가안전기획부 부산시지부에서 정치담당 조정관으로 근무할 때 인권변호사로 재야활동을 하고 있던 노 대통령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보 수집을 위해 노 대통령과 자주 접촉하는 과정에서 애정을 갖고 조언을 하기도 했고, 노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쪽으로 보고를 올렸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의 지구당 사무국장을 지냈던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과는 연배도 비슷해서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특히 98년 안기부에서 해직된 뒤에는 오갈 데가 없어서 지구당 사무실에 자주 드나들면서 노 대통령 측을 돕기도 했다.
2002년 대통령선거 때는 자원봉사자로 노 후보 지지활동을 벌여왔다. 이런 연유로 대선에서 노 후보가 승리하면서 이씨가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중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고, 일부 국정원 직원들이 이씨에게 줄을 대고 있다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한 측근은 "과거의 인연으로 인해 노 대통령이 이씨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정원의 계선라인이 아닌 원장 특보로 기용한 것은 이씨에게 특별한 역할을 부여한 게 아니라, 명예회복과 배려차원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부산시지부 근무 때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그 인연으로 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승진해 의정부 및 포항 출장소장을 지냈다. 그러나 98년 김대중(金大中) 정부가 출범하면서 월권 시비에 휘말려 해직됐고, 지난해 말 복직 소송에서 승소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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