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대표 퇴진 공론화

  • 입력 2004년 2월 18일 06시 39분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17일 당 위기와 관련해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와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의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전 총재측과 당내 초재선 의원들은 “최 대표가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재오(李在五) 의원을 중심으로 한 초재선 의원 20여명은 18일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긴급 회동한 뒤 최 대표 퇴진 문제를 공론화할 예정이다.

중진들도 잇따라 모임을 갖고 최 대표 거취 문제에 대한 집단 성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당내 갈등은 세 대결 양상으로 번질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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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이날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한나라당이 맞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재작년 치러진 대통령선거 때의 불법 자금 모금에서 비롯됐다”며 “불법 대선자금의 중심에 대선후보였던 이 전 총재가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전 총재가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으며 감옥에 가더라도 본인이 가겠다고 한 바 있다”며 이 전 총재의 결단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그는 특히 서 전 대표의 석방요구결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리며 서 의원도 지금 이 순간 국민의 분노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서 전 대표 진영을 압박했다.

그는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지역구인 서울 강남갑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소장파의 퇴진 요구에 대해서는 “여기서 대표를 물러나면 정당사의 냉혹한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당 쇄신책으로 △불법 대선자금 변제를 위한 중앙당사 매각과 천안연수원 법원 공탁 추진 △공천 혁명 추진 △3월 초 제2창당 수준의 당 개혁 △외부 인사와 당내 인사가 함께 참여하는 총선대책위의 조기 발족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남을 죽여 자기가 살겠다는 최 대표의 현실 인식을 보여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양정규(梁正圭) 의원 등 중진 10여명도 이날 저녁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최 대표의 현실 인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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