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는 18일 “현재 한국 정부의 보호 아래 중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 여성 백영숙씨(48)가 조만간 아버지의 유골을 갖고 입국한다”고 밝혔다. 6·25전쟁 때 포로로 납북된 국군의 유골이 국내로 돌아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씨는 지난 3년간 아버지 유골을 고향에 묻기 위해 세 차례 탈북하고, 두 차례 체포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
백씨는 2001년 4월 가족과 함께 처음 탈북했으나 철도 공무원인 남편은 “북으로 돌아가자”고 설득하다 이를 거부하는 백씨를 중국 공안에 신고했다. 백씨는 자녀들과 함께 체포됐다가 구사일생으로 중국 공안으로부터 탈출했다.
이듬해인 2002년 3월 백씨는 함북 온성군으로 되돌아가 아버지 묘소에서 유골을 수습했다. “내가 죽으면 너희라도 고향(경북 청도)에 가보라”고 한 아버지의 유언을 이행하기 위해서였다.
백씨는 곧바로 2차 탈북을 시도했지만 아들은 탈북에 실패해 북한에 머물게 됐고, 딸은 행방불명되고 말았다. 그는 아버지의 유골을 중국 내에 숨겨놓은 뒤 그해 7월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송됐다.
그러나 백씨는 지난해 4월 3차 탈북에 성공했다. 이번엔 중국인들에게 인신매매돼 허베이(河北)성으로 끌려갔다가 무사히 탈출한 뒤 지난해 말부터 한국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으며 한국행을 시도해 왔다.
백씨는 아버지가 6·25전쟁 당시 5사단 소속이었으며, 군번은 1504895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백씨 부친의 군번, 고향 주소 등으로 미뤄볼 때 국군포로인 점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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