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18일 최병렬 대표가 처한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날 낮 한나라당의 수도권 출신 초재선 의원 17명(불참한 3명은 권한위임)이 모인 자리에서는 “탈출구는 당의 ‘빅뱅’뿐이다”, “당 쇄신에 실패한 최 대표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에게만 엄격한 사람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는 등의 격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모임에서 일부 의원은 최근 ‘대표 권한 강화론’을 역설했던 홍준표(洪準杓) 전략기획위원장을 겨냥해 “최 대표가 퇴진 요구를 거절하면 최 대표와 홍 위원장만 남겨두고 모두 당을 떠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발언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이런 강경한 입장을 취하게 된 핵심 배경은 총선과 관련해 ‘최 대표 체제 유지=수도권 필패(必敗)’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모임을 마친 뒤 원희룡(元喜龍) 의원은 “최 대표가 불출마하면 퇴진 요구를 거둬들일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개전의 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들은 ‘당의 주도세력 교체’ 논의를 확산시키기 위해 전 지역의 의원들과 연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영남권 초재선 의원과 불출마 선언을 한 일부 중진의원 2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도 ‘최 대표의 무조건 퇴진’을 촉구하는 강경 발언이 잇따랐다.
모임에 참석했던 정창화(鄭昌和) 의원은 “최 대표는 자진해서 퇴진해야 하는데 스스로 못한다면 칼로 쳐서 퇴진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의 대표 퇴진 및 전당대회 소집 요구에 공감하면서도 최 대표 스스로 결단을 내려주길 촉구하는 유보적 자세를 보였다.
또 김수한(金守漢) 전 국회의장 등 당의 고문 8명은 이날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을 만나 “밀려서 퇴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게 배려하라”며 사실상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따라 당 내에선 국민적 호감도가 높은 박근혜(朴槿惠) 오세훈(吳世勳) 의원이 전권을 갖고 전면에 나서는 투 톱 체제로 이번 총선을 치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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