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나의 정치 자금은 향토 장학금”

  • 입력 2004년 2월 19일 15시 51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희정씨는 대선 후 부산지역 기업인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것과 관련, "단순히 격려받는 자리로 생각했고 정치인 안희정에 대한 '향토장학금' 정도로 생각했다"고 18일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작년 3월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8월 부산 지역 한 건설업체 대표 권모씨로부터 각각 2억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재작년 12월까지 나는 어린 아이였지만 (대선 후) 어머니 품에 안기면 어머니가 쓰러질 만큼 장정이 돼 있었다"며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단순한 격려금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향토장학금' '단순 격려금'으로 본다는 안씨의 진술에 "당장의 현안이 없더라도 정치권에 `보험료'로 준 것은 아니겠느냐"고 물었지만 안씨는 "현재 내 상황은 97년 대선 후보전에서 이수성씨가 `당신에게 우정어린 친구가 돈을 준다면 받겠느냐'는 질문에 `받겠다'고 했다가 곤경에 처한 상황과 똑같다"고 말했다.

안씨는 "권모회장에게서 2억원을 받을 당시 나라종금 사건으로 재판 중이었기 때문에 몸조심해야 했으므로 2억원을 전액 돌려주려했다. 수표로 2억을 받아서 강금원 회장에게 보관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그런데 강 회장은 별 생각없이 그 돈을 계좌에 넣어놨더라. 돌려주려고 후배를 시켜 돈 찾아오라고 하니 현금으로 가져와서 현금 2억원을 권 회장에게 돌려보냈더니 그 후배가 다시 1억원을 들고 와 하는 수 없이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음 공판은 3월 8일 오전 11시.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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