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표 퇴진론]親崔 "崔 2선후퇴" 反崔 "완전 퇴진"

  • 입력 2004년 2월 19일 18시 51분


선장이 자리를 비운 한나라당은 19일 하루종일 우왕좌왕했다. 이날 최병렬 대표의 불참속에 열린 당 상임운영위원회는 한때 회의 내용을 공개로 할 것인가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텅빈 최 대표 자리.  -서영수기자
선장이 자리를 비운 한나라당은 19일 하루종일 우왕좌왕했다. 이날 최병렬 대표의 불참속에 열린 당 상임운영위원회는 한때 회의 내용을 공개로 할 것인가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텅빈 최 대표 자리. -서영수기자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퇴진 문제를 놓고 ‘친최(親崔)’-‘반최(反崔)’ 진영간 세력 대결이 구체화되고 있다.

반최 세력은 수도권 출신의 초재선 의원과 영남권 일부 의원이고 이들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측은 주로 영남권 중진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친최 세력의 반격=최 대표 교체를 반대하는 친최 진영의 김용갑(金容甲) 신영국(申榮國) 의원 등 영남권 의원 30여명은 최 대표의 2선 후퇴를 전제로 비상대책위를 만들고 이 기구를 통해 선거대책위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들은 이날 수도권과 강원 충청 출신 의원들 일부까지 끌어들이며 세 확산에 주력하면서 최 대표 교체를 주장하는 수도권 초재선과 영남권 일부 의원들을 압박했다.

이처럼 이들이 최 대표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반(反)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성향의 보수적인 ‘영남 표심’을 염두에 둔 실리적 동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들은 최 대표를 부산경남(PK)권의 이익을 어느 정도 대변할 수 있는 카드 중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으며 최 대표가 낙마할 경우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최 세력의 확산, 새 지도부 선출 방법에는 이견=반최 진영의 남경필(南景弼) 원희룡(元喜龍) 정병국(鄭柄國) 의원 등 수도권 초재선 및 일부 중진 의원들은 이날 최 대표의 사퇴를 다시 한번 촉구했다.

그러나 이들은 최 대표의 즉각 사퇴를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밝혀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또 19일 친최 진영이 주장하는 비상대책위 구성에도 합의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들이 최 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기 위한 시간을 주면서 친최 진영을 설득하기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규택(李揆澤) 박종희(朴鍾熙) 의원 등 경기 출신 원내외 위원장 10여명과 강재섭 의원 등 대구경북(TK) 출신 의원 10여명은 각각 이날 저녁 별도의 모임을 갖고 지도부를 새롭게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새 지도부 선출 방법으로 수도권 초재선과 일부 중진 의원들은 임시전당대회, 경기 출신 원내외 위원장은 전당대회 개최가 어려울 경우 여론조사, TK 출신 의원들은 800여명 안팎의 당원 대표자 대회를 각각 제안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일 열릴 당 의원총회와 운영위에서 새 지도부 선출과 최 대표의 향후 역할 범위를 놓고 각 진영간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반최 진영에 수도권 의원이 주축을 이룬 배경엔 최 대표 체제로는 열린우리당의 개혁이미지에 눌려 이번 선거에서 ‘전멸(全滅)’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반면 TK 출신들의 불만에는 일부 의원들의 공천 반발이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돌았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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