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盧의 몰락…舊민주 후단협 소속 의원들 줄줄이 출마포기

  • 입력 2004년 2월 19일 18시 54분


구 민주당 내 ‘반노(反盧)’ 그룹이 출범시켰던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소속 의원들이 비참한 말로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으로 건너온 5명 중 김덕배(金德培) 송석찬(宋錫贊) 설송웅(설松雄) 송영진(宋榮珍·탈당) 의원 등 4명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김명섭(金明燮) 의원도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명단에 포함된 데다 공천 경선을 앞두고 있어 출마가 불투명하다.

김덕배 의원은 19일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택한 정치적 소신이 인정받지 못했다”며 “당에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출마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총선연대의 낙천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김 의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해당자의 낙천 사유를 부정했는데 우리당은 시민단체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발표했다”며 서운함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 창당준비 과정에서부터 실무적으로 참여해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다.

송석찬 의원은 지난달 불출마 선언을 했으나 그에 앞서 후원회 때 지역주민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측근이 구속되자 ‘표적 단속’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 밖에 설송웅 의원은 “후진들에게 길을 터주겠다”며 출마를 포기했고, 송영진 의원은 도박 혐의로 구속됐다.

한편 한나라당으로 간 김원길(金元吉) 박상규(朴尙奎) 원유철(元裕哲) 의원도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 경선자금 수사에 이어 최근 ‘이적료’ 문제까지 불거져 정치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수석부대변인은 특히 열린우리당으로 간 의원들의 잇따른 불출마선언에 대해 “전형적인 토사구팽”이라며 “권력집단이 사약을 발라놓은 사탕으로 이들을 홀렸다”고 비판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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