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의 측근들은 20일 최 대표에 대한 사퇴압박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사태가 악화되기 전 수습할 수 있었던 2차례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 아쉬워 했다.
1일 기자간담회와 17일 관훈클럽 토론 때 측근들은 최 대표의 '불출마'를 원고에 포함시켜 최 대표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최 대표는 이를 무시, 기회를 놓쳤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최 대표는 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2월 국회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이라크 파병동의안을 처리하겠다"고만 말했다. 거취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그러나 실제 최 대표의 간담회 원고에는 '저의 거취와 관련한 모든 사항을 공천심사위 결정에 전적으로 따르겠다'는 문구가 있었다. 특히 '불출마 요구하면 따르겠느냐'는 질문에 대비, "그것도 포함한다"고 답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최 대표는 이 대목을 읽지 않았다.
17일 관훈클럽 토론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최 대표는 "나의 모든 것을 공천심사위의 결정에 따르겠다. 지역구는 나가지 않겠다"며 "불출마선언은 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토론회 전날까지만 해도 '최소한' 불출마 선언이 대표 측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당일 아침 갑자기 원고내용이 바뀌면서 '총선 불출마'가 '지역구 불출마'로 둔갑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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