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號 좌초하나]기회 두번 놓친 崔…불출마 건의 무시

  • 입력 2004년 2월 20일 18시 49분


“진작 거취표명을 했더라면 이렇게 내몰리지는 않을 텐데….”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측근들은 20일 최근 두 번의 수습기회를 놓친 데 대한 안타까움을 이처럼 토로했다.

2번의 기회는 1일 기자간담회와 17일 관훈클럽 토론을 말하는 것. 측근들이 최 대표의 ‘불출마’를 원고에 포함시켜 최 대표에게 전달했었으나 최 대표가 두 번 다 이를 무시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1일 기자간담회 때 최 대표의 원고에는 ‘나의 거취와 관련한 모든 사항은 공천심사위 결정에 전적으로 따르겠다’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특히 ‘불출마를 요구하면 따르겠느냐’는 질문에 대비해 “그것도 포함한다”고 대답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최 대표는 이 대목을 읽지 않았다.

17일 관훈클럽 토론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최 대표는 “나의 모든 것은 공천심사위의 결정에 따르겠다. 지역구는 나가지 않겠다”면서도 “불출마 선언은 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토론회 전날까지만 해도 ‘최소한’ 불출마 선언을 하는 방안으로 정리됐었으나 당일 아침 갑자기 원고내용이 바뀌면서 ‘총선 불출마’가 ‘지역구 불출마’로 둔갑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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