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1년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30%대에 머물고 있다.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원인은 한결같이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不在)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잘했다, 못했다’와 ‘마음에 든다, 안 든다’는 다르다고 강변했다.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일부 언론이 평가에 인색했다는 것이다.
“노무현이 사고를 칠 것이라고 조마조마하게 쳐다봤겠지만 큰 사고 안 냈다”니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아무리 표현상의 문제라고 해도 국정 최고지도자가 큰 사고를 안 낸 것에 안도하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대통령의 인식이 이럴진대 지난 1년간 우리 사회가 겪어야 했던 혼란과 분열, 경제적 침체와 부진을 지적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그런 노 대통령이 총선에는 노골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머지 4년 제대로 하게 해 줄 것인지, 못 견뎌서 내려오게 할 것인지 국민이 가려 줄 것”이라면서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열린우리당 입당 시기와 재신임 문제까지도 총선에 미칠 효과를 위해 저울질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줬다.
물론 대통령에게 국회 안정의석 확보는 중요하다. 그러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자리라면 겸허한 자기반성으로 국민의 지친 마음을 달래고, 앞날에 희망을 갖게 해야 한다. 이러니 대통령이 방송을 총동원해 사전 선거운동만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읽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나는 잘 하고 있는데 왜 알아주지 않느냐는 식이 계속되어선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년간 그렇게 비싼 수업료를 내고서도 현실 인식이 이런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실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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