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의원 "김 前장관 천천히 오라"

  • 입력 2004년 2월 25일 13시 43분


박희태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깨끗한 정책 대결을 펴고 싶다”면서도 김두관 전 장관에게는 “‘천천히 가는 것이 오히려 지름길’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우회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차기 국회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나를 당선시켜 지역을 대표하는 큰 인물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는 전략을 갖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

-우선 인터뷰에 앞서 출마의 말씀을 해 달라.

“나라와 지역을 위한 저의 신념과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이제 조금만 더 오르면 되는 정치의 정상에 서고자 한다.

나는 정치의 본질인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위해 노력해왔고, 언제나 합리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정치개혁 작업의 선봉에 늘 서 있었다. 이것은 ‘정치란 바른 것(政者正也)’이라고 하는 내 신념을 실현하는 과정이었다.

나는 항상 '크고 곧고 깨끗하게' 살아왔고 이제 정치의 정점에서 '바른 정치의 꽃'을 활짝 피우고 낙후된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마지막 혼신의 정열을 다 바치고자 한다.”

-김두관 전 장관과 격돌하게 됐는데 소감과 상대후보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김 전 장관은 마을이장에서 군수를 거쳐 장관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지역민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커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

그와 나는 고향 선후배로 대립보다는 정책 중심의 선거를 치르고 싶다. 김 전 장관에게 ‘목적지까지 너무 빨리 가려하기 보다는 주위를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천천히 달려가는 것이 오히려 인생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스스로 생각하는 지역의 최대 현안과 해결책은.

“침체돼 있는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장기적으로 남해는 관광 휴양단지를 집중 개발해 남해안 관광중심지로 도약하고 하동은 대규모 산업단지를 적극 유치해 산업도시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젊은층의 정치 무관심이 심화되고 있는데 대책은.

“신문 방송 등 언론에서 적극 나서줘야 한다. 정치에는 젊은 세대들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정당간의 다툼과 비리만을 다룬 뉴스에 묻혀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젊은층의 공감을 얻지 못해 결국 그들이 정치에 등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정치권도 변해야하지만 각 세대들 간에 공유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언론에서 제공해야 한다.”

-돈이 들지 않는 깨끗한 선거를 위해 어떻게 선거운동을 할 것인가.

“후보자도 부담스러운 돈 선거를 원하지 않지만 현행 정치구조에서는 힘들다. 국회 정치개혁 특위에서 지구당 폐지, 선거공영제 도입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제도적 뒷받침을 바탕으로 인터넷과 자원봉사자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벌이겠다. 유권자를 한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 생각이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국가차원의 공약은.

“농업은 생명산업이다. 지금처럼 농업기반 붕괴가 가속화 된다면 우리 농어촌은 더욱 피폐해 질 것이고, 이 여파로 도시경제 또한 동반 추락할 것이다. 농어촌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 없이는 국가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우리 농어업인의 소득보장과 복지증진을 통한 풍요로운 농어촌 건설을 위해 노력하겠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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