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와 비주류 소장개혁파간의 정면충돌로 치닫던 민주당 내분 사태가 일단 수습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는 조순형(趙舜衡) 대표가 전권을 갖고 당을 수습해 총선을 이끌 수 있도록 조 대표가 제시한 7인 공동선대위 체제의 조기 출범과 주요 당직자 유임 등 6개항의 수습안을 만장일치로 지지하기로 결의했다.
중앙위는 또 9일째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에 대해 “당의 분열을 우려하는 국민과 당원들을 생각해서 하루빨리 당무에 복귀할 것”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이 추 위원 복귀를 설득하기 위한 ‘특명전권대사’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설훈(薛勳) 의원과 장성민(張誠珉) 청년위원장 등 ‘공천개혁’을 요구했던 소장파들이 결의 직전 퇴장하는 등 갈등의 골은 여전히 깊다. 특히 추 위원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당무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더욱이 강운태(姜雲太) 사무총장과 김 대변인이 이날 내분사태에 책임을 지고 당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히자 조 대표는 “그런 걸 왜 내느냐”며 사실상 반려했다. 추 위원과 소장파들의 최소한의 요구사항이었던 강 총장 경질 카드마저 조 대표가 거부함으로써 추 위원이 복귀 명분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게 소장파의 걱정이다.
소장파 성명을 주도했던 설 의원은 “어렵사리 굴러가는 당이 그나마 깨지는 상황이 되면 공멸이다. 조 대표가 위기상황을 직시하고 추 위원을 조속히 만나 대화하도록 건의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추 위원은 26일 오전 성명서를 발표하고 당내 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요구하기로 했다.
추 위원은 성명서에서 후단협 및 구 정통모임을 주도한 인사들에 대한 공천배제 요구를 거부한 조순형 대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공천혁명과 당내 개혁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할 예정이라고 한 측근이 전했다.
추 위원은 또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여건이 안 되면 선대위원장을 맡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와의 접촉을 끊어왔던 추 위원이 일주일 만에 다시 포문을 열 경우 소강 국면에 들어갔던 당내 갈등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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