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 대표가 지난 17일 관훈토론에서 이회창 전 총재와의 관계 청산을 선언, 소장파와 당 중진간의 갈등이 본격화 하면서 엉뚱한 색깔논쟁으로 번지고 있는 것.
소장파들은 “최대표의 퇴진과 새지도부 구성”을 주장하면서 5,6공 세력과 무책임한 폭로나 용공시비를 일삼는 일부 중진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관련 중진들이 반발, 소장파를 좌파세력으로 규정하고 반격에 나서 한나라당 내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져 갔다.
이 싸움은 최병렬 대표가 2선후퇴를 수용하고 한나라당 각 계파가 '제2창당'쪽으로 내분 사태의 가닥을 잡으면서 가라앉는 듯 했으나 소장파들이 25일 또 다시 인적 청산론’을 제기, 꺼져가던 불에 기름을 부었다.
소장파 남경필·원희룡·권영세 의원은 이날“노무현 정권은 부패와 포퓰리즘으로 규정되는 사이비 진보세력인데, 한나라당은 엉뚱한 곳을 때리고 있다”며 “색깔론과 무책임한 폭로를 주도한 세력은 당을 떠나야한다”고 다시 공세를 폈다.
이들은 “문제 인물이 공천될 경우 실명을 작성해 반대에 나설 것”이라며 “이들의 빈자리는 제2창당 과정에서 깨끗하고 전문성 있는 사람이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색깔론자, 무책임한 폭로자’로 지목된 의원들은 소장파를 ‘한나라당 파괴 좌파세력’이라고 지칭하고 “즉각 당을 떠나라”며 역공을 취했다.
김용갑 의원은 25일 “소장파라고 하는 몇몇 의원들이 마치 혁명정부라도 되는 양 당의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보수성이 싫다면 정체성에 맞는 정당을 찾아 나가라”고 맹공했다.
김 의원은 또 “(소장파 의원들은) 당이 어려울때 자신을 희생하기는커녕 당의 혼란과 분열만 재촉하며 당을 흔들고 양지만 쫓아왔다”며 “DJ정권과 노무현 정권에 맞서 온갖 희생을 감수하고 싸워온 의원들에게 무슨 자격으로 나가라고 하느냐”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와 관련해 보수 논객과 네티즌 사이에서도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는 이미 지난 1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최병렬 대표는 문민정부 초기에 위장 잠입한 좌파들에 의해 이용당하고 버려졌다”며 “이러다간 보수사령탑이 ‘위장 좌파’나 ‘오렌지족’에게 넘어가겠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hihiw2’(동아닷컴)는 “미꾸라지같은 젊은 개혁파들이 한나라를 두나라당으로 만들고 선거를 망쳐 놓은 뒤 열린 우리당과 합당해 노무현을 만수무강하게 하겠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stp1234kr’(동아닷컴)은 “소장파는 이부영 의원과 같은 인물들”이라며 “지금 정권은 소장파를 불러 한나라당 흔들기를 하고 있다. 이 기회에 당의 내분을 일으키는 도둑을 잡아내고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네티즌 ‘citylight'(동아닷컴)은 “유신과 5,6공에서 단절된 젊은 보수정당이 필요하다”며 “보수의 세대교체를 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며 소장파 의원의 주장에 동조했다.
‘qwe1235200'(한나라당 홈페이지)도 “그나마 남경필 의원과 같은 사람이 없다면 한나라당은 제 2의 자민련이 될 것”이라며 “보수도 도덕성과 합리성을 갖춰야만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내 논란이 격화되자 소장파들의 모임인 구당모임은 26일 ‘5,6공 인적쇄신’ 요구는 전체 모임의 명의로는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남경필, 원희룡 의원 등은 개인 소신임을 전제로 개인인권탄압과 폭로 파문 시비를 일으켰던 의원들의 실명까지도 거론하며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한나라당의 당내 색깔논쟁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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