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내달 18일 새 대표 선출…“당권 앞으로”

  • 입력 2004년 2월 26일 18시 46분


궁지에 몰렸던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오른쪽)가 26일 목소리를 냈다. 최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소장파들의 인적물갈이 주장에 대해 “5, 6공 출신이라고 무조건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서영수기자
궁지에 몰렸던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오른쪽)가 26일 목소리를 냈다. 최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소장파들의 인적물갈이 주장에 대해 “5, 6공 출신이라고 무조건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서영수기자
한나라당이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치열한 물밑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경쟁의 양 축은 소장파 및 초재선 의원들로 구성된 ‘구당(救黨)모임’과 김덕룡(金德龍) 강재섭(姜在涉) 의원 등 중진급이 포진한 ‘15인 회의’.

양 진영은 서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제각각 전당대회 준비 기구인 제2창당준비위(가칭) 인선과 당 대표 선출 방식 등에 대한 방안을 놓고 주도권 쟁탈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전당대회는 3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다.

▼관련기사▼
- 한나라 昌-YS계 '우수수' 공천탈락

▽제2창당준비위 인선=구당모임은 26일 모임을 갖고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이 실권을 갖고 준비위원 인선 등 전당대회 준비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구당모임은 이 사무총장에게 정병국(鄭柄國) 권영세(權寧世) 의원과 김성식(金成植) 제2정조위원장, 정태근(鄭泰根) 지구당위원장 등 소장파 원내외 인사들을 준비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소장파의 모태인 ‘미래연대’의 고문을 지냈던 이 사무총장은 당의 진로와 관련해 소장파와 교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장파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당의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싸움은 제2창당준비위 내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15인 회의는 25일 저녁 모임을 가진 뒤 당 내외 인사 1명씩이 제2창당준비위 공동위원장이 돼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또 15인 회의 소속 중진급 의원들이 다수 준비위원으로 임명돼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이에 대해 이 사무총장은 “15인 회의가 제2창당준비위의 자문단으로 활동하는 것은 좋으나 당헌 당규상 준비위 운영은 총장이 맡게 돼 있다”며 반발했다.

▽당 대표 선출 방식=구당모임은 26일 “당내 인사가 대표가 되려면 반드시 경선을 거쳐야 한다. 공동대표를 맡을 외부 인사에 대해선 합의 추대가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소장파는 또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여론조사를 포함한 국민참여 경선으로 대표를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15인 회의를 주도하는 김덕룡 강재섭 의원은 합의 추대 방식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당내 인적 청산을 촉구한 소장파에 대해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적극적으로 반론을 제기해 최심(崔心)이 주도권 경쟁의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최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소장파를 겨냥해 “당내 기구의 여론조사 결과 5, 6공 세력 퇴진에 찬성하는 의견이 43%였던 반면 반대하는 의견이 47%에 달했다. 듣기 거북한 얘기들이 오가지 않도록 자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