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쓴소리’ 조순형(趙舜衡) 민주당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강남갑지구당(위원장 전성철·全聖喆) 주최로 열린 외국기업 최고경영자(CEO)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이들의 한국 정치에 대한 ‘쓴소리’를 두 시간 동안 경청한 뒤 이렇게 말했다.
웨인 첨리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노무현(盧武鉉) 정부가 제시한 ‘(동북아) 경제 중심 구상’을 환영했다. 그러나 요즘 그 초점이 흐려지고 진척도 별로 안돼 우려스럽다”며 “국회와 청와대가 서로의 차이를 뒤로 하고 한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CEO들은 한결같이 한국 노동시장의 유연성 문제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지적했다. 한 CEO는 “한 직원이 2년간 거의 근무를 안했는데도 해고를 못하고 있다. 이런 노동시장의 비유연성은 세계적 기준에도 맞지 않는 만큼 해소돼야 한다”며 “노사관계 개혁 얘기는 많지만 속도감 있게 추진되지 않아 외국인 직접 투자에 장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앤드루 세지윅 애플컴퓨터코리아 사장은 “한국 법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를 2년간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바꾸거나, 아니면 그들을 포기해야 한다”며 “회사 입장에선 이런 부담 때문에 그들을 좋은 인력으로 만들기 위한 투자 의사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250명 정도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는 외국계 연구개발센터 유치 장소가 한국 정치와 경제 스캔들 등 나쁜 대외 이미지 때문에 서울 대신 중국 상하이(上海)로 결정된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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