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盧 이젠 ‘개나리’로 뭉치나…총선 봉사조직 출범키로

  • 입력 2004년 2월 26일 18시 52분


열린우리당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전국 단위 자원봉사 조직인 ‘개나리 봉사단’(가칭)을 출범시키기로 해 조직의 성격과 활동 방향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서프라이즈’ 등 친노(親盧) 단체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개나리꽃이 피면 대한민국이 새로워진다’ 등의 글이 급속히 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조직이 범친노 단체의 규합을 통해 총선에서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총선기획단측은 최근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민생 서비스 정당’이라는 개념에 맞춰 당의 이벤트에 자원 봉사자로 참여할 당원 및 유권자를 3월 10일까지 전국에서 모집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최근 조류독감 파문 이후 전개한 ‘닭 번개’ ‘오리 번개’ 등에서 당원들이 놀라운 응집력을 보여줬다”며 “산발적으로 전개된 자원 봉사 활동을 총선에 맞춰 조직화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조직은 사실상 열린우리당 후보 당선 운동의 전위 조직이 될 가능성이 커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 수 있다. 특히 노사모 등의 회원들이 시간 부족과 절차의 복잡성으로 당의 공조직인 ‘개나리봉사단’에 정식 가입을 하지 않은 채 봉사단원으로 활동할 경우 불법 사전선거 운동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일단 열린우리당은 ‘개나리→노란 잠바→열린우리당 및 노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연상 효과를 통해 당 지지도 확산을 노린다는 계산 아래 봉사단원 전원에게 활동시 노란색 봄 잠바를 착용하게 할 계획이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측은 “‘개나리 봉사단’이 과거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민주 산악회’처럼 사실상 정치 조직으로 운용될지 여부는 이 조직이 구체적인 활동에 들어간 뒤 검토해보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 조직의 결성은 최근 입당한 영화배우 문성근(文盛瑾)씨가 이끌 당내 국민참여운동본부가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는 24일 입당식에서 “대선 때 (노 대통령 당선을 위해) 적극 참여했던 조직들이 나눠져 있는데 이를 다시 묶는 게 내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참여운동본부는 봉사 단원 모집 마감 직전인 다음달 6일 대전에서 발대식을 갖는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정동영 의장의 별명이 ‘개나리 아저씨’(정 의장이 쓴 동명의 저서에서 유래)인 점을 들어 조직의 이름이 정 의장과 연관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정기남(鄭基南) 부대변인은 “봉사단의 이름은 노란 잠바가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그 여파를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지은 것이지 정 의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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