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담이 북핵 문제의 완전 해결을 향한 긴 여정의 출발점인 만큼 세부적인 대목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회담기간 내내 보여준 경직된 자세는 향후 전망을 우려케 한다. 김계관 북측 수석대표가 폐막식 후 기자회견에서도 부인한 고농축 우라늄(HEU) 논란이 대표적인 예다. 재작년 10월 이후 2차 핵 위기의 직접 원인이 된 우라늄 핵개발 의혹에 대해 북한이 부인만 해서는 앞으로의 협상도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북한 핵개발의 역사를 볼 때 ‘평화적 핵 활동’을 포기할 수 없다는 북한의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 그 평화적 핵 활동이 5MW급 흑연감속로 등 영변 핵시설에 기반한 것이라면 바로 거기서부터 북한의 플루토늄 핵개발이 시작됐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국제사회의 철저한 검증을 통해 자신의 핵 활동이 평화적임을 먼저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이번 회담을 위해 3단계 해법을 마련하는 등 노력했지만 ‘절반의 성과’에 자족(自足)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앞으로 협상에서 관건은 북한의 자세 변화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미국 일본 중국 등 회담 참여국들과 더욱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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