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천 막바지…이회창系 쑥대밭-최병렬系 대약진

  • 입력 2004년 2월 29일 18시 37분


한나라당의 지역구 공천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당권파 약진과 비당권파의 퇴조 현상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주말까지 전체 지역구(242개) 중 80%가량의 공천을 마친 데 이어 이번 주까지 분구 대상 및 재심 청구 지역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당 공천 심사 과정에서 집중 포화를 맞은 곳은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와 가까운 인사들.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당의 환골탈태를 위해 이 전 총재와의 절연을 촉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했다.

이 전 총재 시절 당 사무총장을 맡았던 김기배(金杞培) 의원이 공천 탈락한 데 이어 낙천한 김일윤(金一潤) 박원홍(朴源弘) 의원과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로 낙마(落馬)한 김영일(金榮馹) 최돈웅(崔燉雄) 의원이 모두 ‘이회창맨’.

이 전 총재의 측근인 하순봉(河舜鳳·경남 진주갑) 의원도 탈락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최 대표와 당권을 놓고 접전을 벌였던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 진영에서도 상당수 인사가 탈락해 ‘보복성 낙천’이란 반발이 일고 있다.

서 전 대표 자신이 공천 탈락 대상인 것은 물론 핵심 측근인 박종희(朴鍾熙) 의원도 공천 배제 검토 대상에 올랐고, 김본수(金本洙) 경기 용인을 위원장 등은 낙천했다.

반면 이번 공천 과정에서 새로 등장한 신진 인사 중 상당수가 최 대표와 가까운 인맥으로 분류돼 논란이 예상된다.

최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주축이 된 ‘한국의 길’ 소속 신진 정치인들의 약진이 대표적 특징. 공천이 사실상 확정된 박형준 동아대 교수(부산 수영), 김희정 당 부대변인(부산 연제), 이성권 전 부산대 총학생회장(부산 진을) 등이 이 모임 소속이다.

한편 일부 분구 대상 지역의 경우는 지역 연고가 전혀 없는 특정인을 당 지도부가 ‘낙하산식’으로 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 계양갑의 경우 단수 우세후보로 확정된 임모씨는 지역 연고가 전혀 없는 데다 대구 경북에서 공천 준비 작업을 해온 인물이어서 지구당의 반발을 사고 있으며, 부산 남구의 분구 지역을 노리는 강모씨는 부산에서만 3, 4차례 공천지역을 옮겨 다녀 ‘특정인의 막후 지원설’이 나돌고 있다.

한편 28일 실시된 부산 영도지역 경선에서 김형오(金炯旿) 의원이 총 투표수 1437표 중 772표를 얻어 이영 후보를 누르고 공천자로 선출됐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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