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유지담위원장 국회출석 거부키로

  • 입력 2004년 3월 1일 18시 57분


‘더 이상 흔들지 말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일 야당의 선관위원장 국회 출석요구 및 탄핵 추진에 대해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국회의 유지담(柳志潭) 위원장에 대한 본회의 출석요구를 거부키로 최종 확정하고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출석요구일인 2일 오전 국회로 발송키로 했다. 이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릴 3일 전체회의에서 정치적 고려 없이 법규정에 따라 엄격히 판단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선관위가 정면 돌파를 택한 배경에는 ‘여기서 물러섰다간 선관위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내부의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경기 시작 바로 전 선수들이 심판에게 이리 와라 저리 가라 부르고, 급기야 심판을 탄핵까지 하겠다는 게 상식에 맞느냐”면서 “유 위원장은 사표를 내면 냈지 탄핵 대상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탄핵 추진’ 등 강경대응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는 “지난번(지난해 12월)에도 똑같은 이유로 출석을 요구했지만 독립성 운운하며 모면해 갔다”면서 “제 노릇은 하지 않고 변명만 일삼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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