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내가 누구 지지하든 왜 시비냐”

  • 입력 2004년 3월 2일 18시 47분


노무현 대통령은 2일 발매된 시사주간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을 둘러싸고 총선 개입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사실과 다른 모함, 억지 주장에 밀려서는 안 된다. 그런 것은 무시한다”고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또 “대통령은 정치인인데 어디에 나가서 누구를 지지하든 (야당이) 왜 시비를 거느냐”면서 “알면서 무식한 소리를 하는 것도 문제이고, 언론이 왜 또박또박 받아쓰는지도 모르겠다”고 언론 보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사표시는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58조 1항에 근거를 둔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노 대통령의 ‘시민혁명’ 발언 등에 대해 협조요청을 한 점에 비추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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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달 24일 방송기자클럽 회견에서 ‘국민이 4월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열린우리당이 몇 석 되면 좋겠느냐’고 묻기에 ‘많이 되면 좋겠다’고 답한 것이다. 선거 중립과는 아무 관계없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나는 열린우리당을 지지하지만 어떤 행정력도, 단 한 사람의 공무원도 선거에 동원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부대가 특전사 중심으로 구성된 데 대해 “한국군이 가서 전투할 상대도 없고, 전투에 휩쓸려 들어갈 상황도 아니다. 전투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송금사건 관련자 사면 문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한 과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긴 일이었다. 동기의 순수성, 정당성 같은 것을 우리가 인정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정보원의 개혁 과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정치 개입은 없어졌다. 과거에 묻혀 있는 비밀을 적절한 절차를 거쳐서 국민 앞에 공개할 것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동만(徐東晩) 전 국정원 기조실장을 전격 교체한 데 대해선 “(서 전 실장이) 고영구(高泳耉) 국정원장과 약간의 의견대립이 있었는데, 그런 경우에는 누가 옳다 그르다를 떠나 원장 중심으로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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