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민주당이 전날 제출한 ‘양승부 수정안’의 표결 효력을 둘러싸고 각 당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최종 처리까지는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우선 민주당은 수정안이 표결절차를 밟은 만큼 처리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장의 선포가 없을 경우 무효다”라고 맞서고 있어 양당은 치열한 기(氣)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당분간 ‘양승부 수정안’의 불가피성을 적극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유용태 원내대표는 “정개특위의 전북지역 선거구획정안은 열린우리당 정세균 이강래 의원을 위한 게리맨더링이었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과의 수정안 공조에 따른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주춤한 상태. 홍사덕 원내총무는 이날 “한나라당의 입장은 정리됐지만 일절 말하지 않겠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다시 손을 잡고 수정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물리적 저지도 불사한다는 강경자세다.
한편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는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구획정은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만 할 수 있으며 국회는 이를 존중하도록 돼 있다”며 양승부안 자체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의사국은 “의장석에서 가결선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완전투표”라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그러나 투표 자체는 진행됐기 때문에 투표결과를 인정할지, 아니면 재투표를 할 것인지에 대해선 정치권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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