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여택수마저…”…386측근 잇단 비리연루에 충격

  • 입력 2004년 3월 3일 18시 43분


노무현 대통령의 386 핵심 측근인 여택수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이 대선 후 롯데그룹에서 3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청와대는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여 행정관이 사법 처리될 경우 최도술(崔導術) 전 총무비서관에 이어 청와대에 근무했던 측근 인사로는 두 번째여서 정권의 도덕성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안희정 전 후보정무팀장이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되고, 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이 청와대를 떠난 이후 여 행정관은 노 대통령이 그나마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측근. 노 대통령은 지난해 말 “희정이는 얼굴 보기 어렵게 됐고, 광재도 나가버리고, 다 떠났다. 요즘은 그냥 택수하고만 이야기한다”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

노 대통령은 1일 오후 여 행정관이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는 보고를 처음 받았을 때 “알았다”고만 말했을 뿐 별 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여 행정관이 롯데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도 사전에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핵심 관계자는 “가슴 속이 숯 검댕처럼 새카맣게 타들어가는 듯한 심정이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여기에다 열린우리당 대전 중구 경선에서 박범계(朴範界) 전 민정2비서관이 고배를 마시는 등 386 비서관 출신들이 4월 총선을 앞두고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청와대의 젊은 참모들은 “왜 이렇게 나쁜 소식만 있느냐”고 우울해 하고 있다.

총선에 나선 정만호(鄭萬昊) 전 의전비서관도 주변 인사들의 선거법 위반 사실이 적발돼 난처한 상황에 빠지는 등 ‘악재’가 꼬리를 물자 한 386 비서관은 “정말 일할 맛이 안 난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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