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3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목청 높여 성토했다.
조 대표가 이렇게 격노한 것은 노 대통령이 시사주간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누굴 지지하든 왜 시비를 거느냐”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그는 “당 대표인 내가 주장하고, 모든 언론이 지적하고, 대다수 국민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노 대통령은 그런 비판을 ‘모함, 억지 주장’이고 ‘무식한 소리’라고 했다”며 “이런 오만불손한 대통령을 제자리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롯데그룹에서 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여택수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에 대해 언급하며 “노 대통령의 도덕성에 심각한 위기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뿐만 아니라 도덕적 기반이 있어야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며 “노 대통령이 과연 남은 4년 임기를 수행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에서 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검찰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과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김경재(金景梓) 의원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삼성에서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을 구체적 범죄 단서를 제시했다”며 “검찰이 수사 착수를 하지 않으면 강금실 법무장관 역시 탄핵 대상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검 중수부장이 최근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는 불법 대선자금에 책임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한 것은 이 전 총재를 빌미로 노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어물어물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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